전국신공항백지화연대 출범..."기후위기 시대, 제주 제2공항 중단"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등 전국에서 추진되는 공항 건설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경기국제공항백지화공동행동, 기후위기충남행동,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종교환경회의, 한국환경회의는 10일 오전 국토교통부 앞에서 전국신공항백지화연대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불타는 대절멸 지구 위에 더 이상의 공항은 필요 없다"며 "죽음의 활주로를 멈추어라"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2024년 지구 평균기온이 15.1도(℃)로,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 대비 1.6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제시된 1.5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미 지구 곳곳이 불타고, 얼어붙고, 홍수에, 가뭄에 극한의 기후로 소중한 생명들이 죽어나가는 기후재앙을 목도하고 있다"며 "과학자들은 지구가 이미 여섯 번째 생물대멸종에 진입했음을 경고하고 있다. 그 속에서 이 재앙에 책임이 없는 수많은 목숨들과 민중들이 가장 먼저 희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들은 "과학자들의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기후붕괴와 생물다양성 붕괴라는 절체절명의 생존위기 속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생태계를 보존하고 복원하는 일은 전 지구적으로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일이 됐다"며 "정부는 이미 전국 곳곳에 15개의 공항들이 포화상태임에도 2021년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을 통해 10개의 공항을 신규로 짓고,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미 곳곳에 운영 중인 15개 공항 중 인천, 김포, 김해, 제주공항을 제외하고 11개 공항은 수요가 없어서 매년 만성적자를 누적시키고 유령공항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11개 공항의 2023년 한 해 적자액만 무려 1449억 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또 "11개 공항의 2023년도 공항 활용률을 살펴보면 처참하다"며 "군산공항 0.8%, 무안공항 1.1%, 사천공항 1.1%, 원주공항 1.2%, 포항경주공항 1.5%, 양양공항 3.3%, 울산공항 5.3%, 여수공항 8%, 광주공항 9.4%, 대구공항 14.4%, 청주공항 16%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이들 단체들은 "정부와 지자체는 기존의 공항도 문을 닫아야할 판국에 10개의 공항을 새로 더 짓겠다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거의 대부분의 신규공항들이 동북아허브, 경제물류허브, 관문공항, 거점공항이 돼 지역경제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이용편의 증진을 가져올 것이라며 하나같이 똑같은 사업의 목적과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부분의 신공항들은 보존과 복원이 절실한 갯벌과 습지를 없애고, 산을 깎아 바다를 메우고, 숲을 도려내고 농지를 없애가며 추진되는 사업들"이라며 "40조에 육박하는 혈세를 낭비하며 대규모 생태학살을 불러오는 사업임에도 사업의 타당성과 필요성 및 수요에 대한 엄밀하고, 합리적인 검토 없이 맹목적이고 공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 단체들은 "가덕도신공항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스스로 타당성이 없고 무모한 사업이라고 지적했음에도 여·야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각종 인·허가와 승인 절차도 생략할 수 있는 특혜를 담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키며 추진되고 있다"며 "부산엑스포 유치가 무산돼 사업명분이 사라지고, 입찰에 나선 건설사가 없어 4차례나 유찰됐음에도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진행해 5년 안에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며 막무가내로 강행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제주 제2공항 또한 제주국제공항이 있고, 도민의 절반 이상이 공항건설을 반대하고 있음에도 추진되고 있다"며 "환경부는 어처구니없게도 자신들이 세 번이나 반려시켰던 똑같은 사업을 협의해주었다. 첫 번째 전략환경영향평가 당시 제주도지사였던 원희룡이 국토부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들은 "공항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증거는 지난 20년간의 국내 지역공항들의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이 되고 있다"며 "지역공항들의 참담한 실패사례는 공항 건설 자체가 곧 수요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보장하지 않으며, 면밀히 검토되지 않은 기반시설 우선 전략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계획은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더군다나 신공항 계획부지들은 대부분 철새도래지에 위치하고 있어 대규모 생태학살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항공기-조류충돌 사고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새만금신공항, 제주제2공항, 가덕도신공항, 흑산공항의 경우 기존 공항들보다 충돌 위험도가 월등히 높고, 실제 조류충돌 참사가 일어난 무안공항보다 조류충돌 위험도가 수백 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새만금신공항의 경우엔 최대 610까지 높은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들 단체들은 "텅 빈 활주로와 비행기 날개를 뜯어먹고 살 수 없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무엇으로도 만들 수 없는 소중한 생명들의 마지막 삶터를 토건자본의 이윤과 무책임한 정치인들의 선거 도구로 빼앗길 수 없다"며 "기후붕괴와 생물다양성 붕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생존위기 속에 정부와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은 필요하지도 않은 공항 건설이 아니라 재앙으로부터 소중한 생명들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연은,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은 무책임한 정치인과 자본가의 소유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기필코 필요 없는 신공항들을 막아내고, 우리의 마지막 갯벌, 바다, 숨골, 산, 습지, 농지, 숲과 그곳에 기대어사는 수많은 소중한 목숨들을 지켜내고 끝내 서로를 지켜낼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들 단체들은 "불타는 대절멸 지구 위에 더 이상의 공항은 필요 없다. 죽음의 활주로를 멈추어라"라며 "조류충돌 대참사 불러올 신공항계획 폐기하라"라고 요구했다.
또 "신공항은 지역경제를 발전시키지 않는다. 거대자본만 배불릴 신공항계획 철회하라"라며 "공항 말고 공존, 자본 말고 생명, 전쟁 말고 평화! 하나 밖에 없는 공동의 지구를 보존하라"라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