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부지 까치 수백마리 관찰..."조류충돌 우려"
대수산봉 인근서 까치 200여 마리 비행행동 관찰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인 대수산봉 주변에 수백 마리 까치들의 비행이 관찰됐다.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공)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인 대수산봉 주변에 수백 마리 까치들의 비행이 관찰됐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환경조사위원회는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대수산봉 주변에서 200여 마리의 까치가 매일 같은 시각 대수산봉으로 돌아오는 비행행동을 한다고 밝혔다.
비상도민회의에 따르면 200여 마리의 까치는 매일 오후 5시 40분부터 50분 사이 대수산봉으로 날아든다. 또 대수산봉이 까치들의 ‘잠자리’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까치는 본래 집단행동을 잘하지 않고 단독 또는 한 쌍씩, 많아 봐야 삼삼오오 다니는 새로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 관찰된 까치는 적어도 200여 마리 이상이 함께 모여서 날아다니는 것을 여러 차례 관찰했다”고 전했다.
또“수십 마리의 까치들이 까마귀들과 대수산봉 상공에서 영역 다툼이 벌어지는 것을 촬영하기도 했다”며 “까치는 낮에는 10~30마리가 한 무리를 지으나 밤에는 30~300마리가 잠자리에 모여드는데 이들 무리를 ‘잠자리 무리’라고 한다. 이에 비추어보면 대수산봉은 까치들의 잠자리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까치 무리의 행동 범위는 반경 1.5~3㎞ 정도라고 하는데, 대수산봉과 제2공항 계획부지는 2km 이내로 매우 가까이 위치해 있다”며 “국토부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조류 관련 조사를 해왔다고 하지만, 수백 마리의 까치가 (제2공항) 계획지구로부터 2km 이내에서 이동하고 있는 9월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적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4일에는 제2공항 계획부지 위 상공에서는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인 솔개 한 쌍이 관찰됐다”며 “현 제주공항보다도 조류충돌위험이 최대 8.3배가 높을 수 있다는 전문검토기관 의견도 무시한채 국토교통부는 고시를 강행했다”고 질타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지난 2017년 이후 국토부에서도 수차례 조류와 관련한 조사를 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향후 시행될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여름에서 가을철로 이어지는 시기 대수산봉 일대 까치들의 이동에 대한 조사도 더욱 밀도있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국토교통부와 제주도는 진정한 갈등 해소를 위한 출발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